[초대석]김중희 강릉건설 회장

 

도심지 비개착식 터널굴착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릉건설㈜이 쉴드 굴착기 국산화 산업에 힘을 기울이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강릉건설은 일본 기계제작 전문기업인 오꾸무라사와의 기술협력체결로 복합쉴드 국산화에 성공한 한편, 남구 부산진구지역(동부산~서면)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현장에서 국내 최초로 쉴드공법을 활용한 경암 구간의 급곡선부(R50)도 성공적으로 시공했다. 대한민국 터널시공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쾌거를 달성한 것.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오직 하나, 우리만의 독특한 기술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김중희(56) 강릉건설 회장을 만나 쉴드공법에 매진하게 된 연유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2000년, 쉴드시장에 첫발 내딛어

 1980년대 중반, 서울 현저동 지하철 공사장 붕괴참사 현장의 복구소장으로 일했던 그는 터널공사, 지반보강 및 교량기초공사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건설회사에 10여년간 근무하며 무엇보다 특허공정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게 됐습니다. 1994년 강릉건설을 설립,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랜 기간 고심하던 중 2000년도 쉴드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됐지요.”

 중소기업으로서 규모가 큰 사업에 접근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는 끊임없는 연구투자를 통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갔다.

 “한국에서 쉴드 시장을 장악하면 세계 어느 곳에 가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요. 우리나라처럼 지층이 변화무쌍한 곳이 없으니까요. 복합지층이다보니 공사에 상당히 어려움이 많잖아요? 기존의 공법에 새로운 공법을 접목해 끊임없이 쉴드 기술개발에 투자했습니다.”

 그는 우리와 가까운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직접 다니며 쉴드 시장에 더욱 메리트를 느꼈다고 전했다.

 “쉴드 장비를 한 대 수입하는데 70억~100억원 정도의 수입비용이 들어요. 공사규격별로 장비 사이즈도 다 달라야 하고, 정비공장도 필요하고…. 우리 시장에 맞춰서 가려니까 너무 어렵더라고요. 쉴드 굴착기 국산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지요. 8~9년 전부터 준비해왔고, 안성시 일죽면 당촌리에 공장을 허가낸 게 3년 정도 됐습니다. 최근 들어서 일본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산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국내 최초, 경암구간 급곡선부 시공 성공

 김 회장은 2009년 5월, 일본의 기계제작 전문기업 오꾸무라사와 기술협력을 체결했다. 오꾸무라사는 1907년 창업한 오꾸무라구미 건설사의 자회사로 쉴드공법 시공과 기계제작에 많은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 비해 앞선 쉴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여러 회사와 접촉을 했었지요. 그러다 쉴드기 제작 및 시공에 대한 기술이전에 적극적인 오꾸무라사와 기술제휴를 하게 됐습니다.”

 강릉건설은 한국 지질에 맞는 국산 장비의 개발로 쉴드TBM(Tunnel Boring Machine)의 공사비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국산화한 쉴드 굴착기를 이용, 국내 최초로 경암 구간에서 급곡선부(R50) 시공에 성공한 것도 바로 강릉건설이다.

 “한국전력공사 남부건설단에서 발주하고 (주)삼호에서 시공한 동부산~서면 전력구지중화 공사현장에서 국내에서 제작한 쉴드 굴착기(Φ3600 이토압식 쉴드TBM)를 이용한 경암구간(압축강도 1300~1600㎏/㎠)의 급곡선부 시공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사실 경암구간에서의 급곡선부 시공은 쉴드공법의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실적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지반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다년간에 걸친 기계화 굴착의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쉴드 굴착기 국산화에 성공,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지요.”

 이 공사는 총 굴진거리 3.23㎞를 쉴드공법으로 굴착하는 것으로 계획되었으며, 이 중 경암구간에서 R50구간, 2개소가 시공됐다.

 
“초기에는 풍화암, 중반에는 연암, 그리고 곡선부에서는 경암의 토질조건을 갖는 복합지질 조건이라 이에 적합한 공법인 쉴드공법을 적용했습니다. 굴진 초기에는 이토압식으로 굴진하다가 중반에 지반막장의 안정을 확인한 후 오픈타입으로 굴진했어요. 그러나 파쇄대 통과 시 지하수의 영향으로 배토와 세그멘트 조립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한국전력ㆍ삼호 관계자들의 빠른 판단력과 강릉건설만의 굴착 노하우를 토대로 무사히 굴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랑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청주 봉명#2 배전전력구 공사에선 국내 최장 1009m 세미쉴드(Φ2400) 터널공사를 1스팬(span)으로 완공, 강릉건설의 시공 및 장비운영 기술력의 쾌거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6일엔 국산화 쉴드 1호기(Φ2200 이수가압식 쉴드TBM)를 한강 하류권 급수체계 구축사업에 투입, 한강하저 복합지반구간 1.2㎞의 횡단굴진에도 성공했습니다. 오꾸무라사와 기술제휴의 첫 번째 성과물로 우리나라 지반에 알맞은 쉴드장비 제작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지요.”

 김 회장은 “쉴드 굴착기의 국산화 및 굴착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하철공사 및 지하도로터널 분야에 있어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며, 기회가 생기면 바로 도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40여 개 특허보유, ‘특허가 곧 경쟁력’

 강릉건설은 쉴드공법을 비롯한 터널굴착, 비개착공법, 지반그라우팅공법, 말뚝설치공법 등 40여개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제가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게 바로 ‘특화된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술축적을 통해 특허를 내는 게 경영방침이기도 하지요. 원가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특허이기도 하고요. 쉴드 굴착기를 우리의 지층에 맞게끔 계속 발전된 방향으로 제작ㆍ정비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지요. 우리는 기존 장비를 재활용하고 여러 형태로 변경하는 게 가능하니까요. 쉴드 굴착기의 국산화를 통해 고객들의 요청에 딱 맞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강릉건설의 가장 큰 보람 아닐까요?”

 김 회장은 “쉴드시장에 진입해 오늘이 있기까지 과정은 상당히 어려웠지만 꿈이 하나하나 이루어지는 기분”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 희토류를 포함한 자원개발 등 건설과 병행할 수 있는 우리만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업종을 다각화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두려움도 있지만 새로운 도전은 늘 필요한 법이지요. 중소기업으로서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시도하는 게 어렵고 당장엔 불이익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미래의 보상을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하고자 합니다.” 글=홍연정기자 hong@ 사진=안윤수기자 ays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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