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공기 만회가 시급한 건설사들이 철근과 레미콘 수급난과 단가인상 요구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8∼9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한 제강사들은 10월에도 철근 판매가격을 t당 4만∼4만5000원 인상했다. 레미콘업계도 수도권 가격을 ㎥당 5000원 가량 인상할 것을 요청했고, 부산·경남권의 단가 추가인상 요구도 만만치 않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격적 가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자재 조달을 책임지는 건설사별 구매 담당자들의 고민이 깊다.

열흘 연휴 기간에 제강사들의 철근 생산이 이어졌지만 건설현장의 철근 수급 어려움은 여전하다. 지연된 공기를 만회하려는 건설업체별 선주문까지 집중되면서 철근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게다가 동국제강을 필두로 한 제강사들은 10월 철근 판매가격을 68만5000원으로 올렸다. 최근 월평균 철근 판매량이 100만t을 넘나드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계의 월 추가 부담액만 400억∼450억원이다.

레미콘 사정도 녹록지 않다. 남해EEZ 모래가 끊긴 지난 상반기에 부산ㆍ울산ㆍ경남권 등 전국 권역별 레미콘사들과 한 차례 단가를 조정했지만 모래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추가인상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전국 레미콘 판매량의 41.4%(작년 기준)를 차지하는 수도권 업체들의 단가 정상화 요구가 강하다. 현행 ㎥당 6만4200원인 수도권 단가를 6만9000원 내외로 5000원(7.7%) 정도 올려달라는 요청이다. 이를 수용하면 공공 레미콘을 배제한 수도권 민간건설 현장(작년 출하실적 6296만㎥)의 추가 구매액만 월평균 260여억원 추가된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모래 등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8ㆍ5제 근무를 앞세운 믹서트럭 운전자들의 운반비 인상까지 겹치면서 단가를 10%가량 올려야 하는 처지지만 상생 차원에서 최소한의 합리적 인상폭만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중되는 원가 부담 탓에 일부 레미콘사들은 건설현장 공급 원활화를 위해 공장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믹서트럭을 별도로 투입하는 용차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건설업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도 철근ㆍ레미콘업계의 원가 부담이 가중됨을 알고 있지만 어느 한 쪽으로 부담이 치우쳐선 안 된다는 시각이다. 수도권 레미콘 단가만 해도 작년 5월 타결 당시에 건설업계가 양보한 3% 할인 약속의 이행이 우선이란 입장도 확고하다.

건자회 관계자는 “3% 할인 약속이 1년6개월간 이행되지 않으면서 수도권 레미콘사들로선 판매액의 3% 이익을 추가로 챙긴 셈이다. 이 문제부터 털어내야 가격조정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미콘업계가 10% 이상의 원가인상 요인을 제시하면서도 단가조정 요구를 7%가량으로 제시한 이면에도 3% 할인율 이행 부담이 자리한다는 시각이다.

건자회는 이번주에 레미콘사들과 3% 할인 문제를 포함한 수도권 등지의 단가조정 요인과 적정 인상폭을 조율한 후 다음주 예정된 총회에서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수용 여부를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제강사들이 단행한 철근가격 인상 폭의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과 향후 대응책도 같은 자리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노동호 건자회장은 “제강사와 레미콘사들이 발표하거나 요청한 단가의 적정 여부와 관련해 충분한 토론을 통해 회원사들의 중지를 모아 대응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나날이 치솟는 자재단가 문제를 풀 근본적 대안에 대한 요구도 상당하다. 제강사와 수도권 레미콘사들의 이번 인상 요구안만 수용해도 범건설업계로선 월 평균 700억원씩 연간 8400여억원의 추가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탓이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구매량이 적은 중소건설사들은 대형사들과 달리 단가할인 혜택도 받기 어려워 원가부담과 자재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견건설사의 한 구매 담당자는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도 수급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충격을 줄일 보다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수도권 레미콘 단가만 해도 서울과 경기권으로 이분화해 인상 폭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매달 인상될지 모르는 철근 단가에 대해서는 확실한 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