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사 TBM 시공현장에 가보니...
중국 창사 유양 일원에서 진행 중인 가스관로 시공현장에서 근로자가 TBM을 가동 중인 모습.

22일 중국 창사에서 차로 3시간가량을 달리다보니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이라해서 붙여진 장강(長江)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곳은 중국 CRCHI의 TBM 시공현장으로 장강을 가로지르는 3481m의 대규모 가스관로 해저터널공사(Yue Yang Cross River Petrol Pipe Line_CRCHI 3770mm)가 한창이었다. 작년 3월말 착공에 들어간 이 공사는 현재 1500m 정도 굴착을 한 상태며 내년 6월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중국 건설현장은 외부인의 방문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특히 해외 기자의 공사장 출입은 처음이라 더욱 꼼꼼한 절차 아래 방문심사가 진행됐다.

공사장 입구에 들어서니 3000여평(9800㎡) 정도의 넓은 부지에 터널공사에 사용되는 각종 중장비들과 다양한 형태의 자재가 진열돼 있었다. 또한 공사장 주변으로 높은 벽이 설치돼 있지 않고 몇몇의 바리케이트만이 설치돼 있어 전체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CRCHI의 TBM 시공현장에 마련된 통제실 모습.

10여분 정도의 안전교육을 진행한 후 입구 안쪽으로 들어서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통제실이 나타났다. 이 곳은 현장 곳곳에 설치된 20여대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공사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마련됐다. 또한 통제실 옆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별도의 홍보관도 운영 중이었다.

통제실을 나서자 터널이 시작되는 수직구가 눈에 들어왔다. 흡사 대형 ‘굴둑’을 연상시키는 수직구는 터널 굴착에 쓰이는 TBM을 지하로 집어넣기 위한 용도로 가장 먼저 구축된다. 지하 10m 정도의 수직구 아래로 내려가자 터널입구가 나타났다.

직경 3.6m의 TBM으로 시공 중인 터널내부는 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버력토(진흙, 암석파편)와 터널 외벽에 쓰이는 세그먼트(시멘트, 골재, 철근으로 구성된 콘크리트 부착물)를 실어나르기 위한 임시 철로, 근로자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 등으로 구성됐다. 또 터널 상층부에는 맨 앞선 현장까지 이어진 공기순환통로도 부착돼 있었다.

터널 내부는 장강 아래로 굴착하는 현장 특성 탓인지 고온다습한 공기가 상당했다. 사람이 한명 드나들 수 있는 좁은 통로를 따라 30여분 이동하자 TBM 후방설비가 나타났다. 후방설비는 TBM 본체를 가동시키기 위한 발전, 유압 등 각종 기계 설비가 장착된 파트다.

비좁은 터널현장을 꽉 메우는 후방설비 탓에 이동이 쉽지 않았지만, 좀더 앞으로 나아가자 우렁찬 기계음과 함께 굴착 중인 커터헤드(cutter head, TBM의 앞쪽 부분)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장강 일대는 대량의 용출수와 묽은 점토 및 최대 34MPa의 암반이 내포된 탓에 터널시공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CRCHI의 TBM은 강한 내구성과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어 한달 기준 평균 300m의 굴착이 가능하다는 게 CRCHI 측의 설명이다.

CRCHI의 레이팽(Lei Feng) 동북아시아ㆍ북미 영업팀장은 “시간당 1t가량의 물이 흘러나오는 악조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품질의 TBM 장비와 우수 인력들로 순조로운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공기를 맞추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CRCHI는 중국 TBM시장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창사 곳곳에서 대형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23일 찾은 곳은 창사 도심부에 위치한 지하철 6호선 화교역 시공현장. 작년말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절반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굴착작업을 앞두고 보수 중인 TBM.

이 곳은 가스관로 현장과는 달리 직경 6.4m의 TBM으로 시공되고 있어 공사장 규모가 상당했다. 수직구를 따라 하단부로 내려가니 보수 중인 TBM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곳 현장에는 총 2대의 TBM이 투입됐다. TBM은 통상 1년 주기로 커터헤더에 달린 디스크커터 등의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사용 중인 TBM을 대신해 새로운 TBM이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터널 초입부를 시작으로 300여m 들어가니 TBM 시공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곳 현장은 공사 규모만 클 뿐 전반적인 시공진행 상황은 가스관로 현장과 비슷했다. 다만 굴착 과정에서 나오는 버력토 처리 방식은 조금 독특했다. 긴 배관을 통해 토사를 밖으로 배출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이 곳은 대량의 버력토를 수직구로 운반한 후 지상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밖으로 꺼내고 있었다.

현장 관리자는 “TBM시공을 비롯한 다양한 작업에도 첨단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정해진 공기에 맞춰 공사를 끝마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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