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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인가 취소판결에 시행인가, 관리처분까지 무효

  • 관리자
  • 2011-11-23 10: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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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류 원인 제공-흠결치유되면 사업진행 계속할 수 있어야


 조합원ㆍ시공사ㆍ행정청 등 정비사업의 주체 및 이해당사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빠른 기간 내 입주ㆍ분양을 완료하는 것이 공통적인 바람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비용 증가와 수익성 하락의 딜레마에 빠진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경기 침체를 들 수 있으나, 법적분쟁에 휘말려 사업 장기화에 따른 원인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법적분쟁이 2009년을 기점으로 민사소송에서 행정소송으로 바뀜에 따라 비대위도 난무하고 소송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에 따른 사업 중단은 없었다. 사업 추진과는 별도로 당사자간의 합의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업완료 후에도 합의가 가능했다.

 반면 행정소송은 행정청의 처분 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의 소송이므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각종 인가 등 행정처분이 위법으로 판결난다면 행정처분 이후 사업과정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점을 노려 조그마한 흠결에도 악의적으로 소송을 제기,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법적분쟁은 조합설립의 무효를 다투는 소송이다. 추진위 구성 이후 사업시행인가 수준에서 소송이 제기된다면 소송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관리처분인가 후 이주 및 철거 단계에서 조합설립 무효소송이 걸리면 어떤 식으로든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정비사업의 시행절차는 △정비기본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안전진단실시(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ㆍ철거ㆍ착공 △준공ㆍ입주 순으로 이뤄진다. 대부분 조합설립인가에서 관리처분인가까지 평균 2년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이주ㆍ철거 단계에서 법적분쟁으로 조합설립 무효 판결이 난다면 원칙적으로 최소 2년의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여기에 항소ㆍ상고 등으로 분쟁이 늘어지고 당사자간의 합의 및 합의에 따른 변경인가까지 포함한다면 시간은 2~3배 길어진다.

 결국 시간 비용은 금전적 비용으로 이어지는 까닭에 분쟁의 결과에 상관없이 정비사업 주체들은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조합설립 무효소송의 경우 제척기간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소송제기가 가능해 소송남발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조합 및 건설업계에서는 조합설립 무효판결이 나더라도 후행 단계 즉, 사업시행과 관리처분인가를 얻었다면 조합설립 변경만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정비사업의 공익성 여부다. 강운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비사업은 도시계획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공익성이 강한 사업이다. 다수의 조합원이 동의한 사안에 대해 전체적ㆍ원천적으로 무효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공공시설을 설치할 경우 반대하는 일부에 대해 법적 수용을 거쳐 사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정비사업에서도 다수가 찬성을 했다면 사업을 중단시킬 필요가 없다는 논리이다.

 강 연구위원은 “조합설립 무효 판결은 대부분 법적동의율이 부족하다는 데 기인한다. 그러나 사업승인인가 및 관리처분인가 역시 조합 총회에서 동의가 이뤄지는 만큼 원천적 무효보다는 인가에 합당한 요건을 충족시켜 변경승인 또는 변경인가를 받도록 하는 규정이 도시정비법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왕십리뉴타운1구역의 경우 1심에서 동의율 부족으로 조합설립 무효 판결이 났지만, 고등법원에서는 “개인의 이익이 다수의 이익을 앞설 수 없다”는 요지로 1심의 판결을 파기했다.

 국토해양부도 조합설립 동의의 하자 또는 흠결이 있는 경우 조합이 자체적으로 하자 및 흠결을 치유해 조합설립변경인가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와 함께 행정청의 꼼꼼한 확인절차도 선행되어야 한다.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조합설립 무효 판결은 이른바 ‘백지동의서’ 때문”이라면서 “인가권자인 지자체의 담당자가 동의서를 확실히 검토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비사업비가 10% 이상 증가하는 경우 조합원의 3분의 2 동의를 받아야 하는 요건에서 물가변동 및 주택건설기준 등 법규 강화에 따른 상승비용을 제외하고, 분양미신청자 등에 대한 현금청산 기일도 현행 분양신청기간 종료일의 다음날부터 150일 이내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일로부터 60일 이내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현금청산 규정은 조합에 분양 수입이 없어 수백억에서 많게는 천억원 단위에 이르는 청산비용을 조합에서 PF대출로 자체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조합에 대한 PF대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가능하므로 정상적인사업마저도 지연ㆍ중단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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